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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탄에서 말씀드렸듯, 3차 미간 조절과 진피주사까지 마치고 맞이한 5개월 차는 제 10년의 수술 인생 중 가장 행복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짝짝이 콧구멍도 70% 이상 맞춰졌고, 푹 꺼졌던 패임도 메워졌으며, 코끝도 본래 살처럼 말랑말랑하고 자연스러웠습니다. 붓기까지 싹 빠져 완벽하게 안착해 가던 어느 평화로운 오후였습니다.
화장대 앞에서 콧구멍 안쪽에 살짝 굳은 코딱지를 보고, 아무 생각 없이 화장대에 있던 마른 면봉 하나를 집어 코 안을 살살 긁어냈습니다. 피가 난 것도 아니었고, 그저 흔히 하듯 코를 가볍게 정돈하고 기분 좋게 침대에 누워 낮잠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2시간 뒤 잠에서 깨어난 순간, 콧구멍 안쪽에서 칼로 도려내는 듯한 극심한 통증이 느껴졌습니다.
"코딱지 떼다가 점막을 살짝 찔렀나?"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통증의 양상이 일반적인 상처와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콧구멍 안쪽 점막이 새빨갛게 부풀어 오르더니, 화끈거리는 열감과 욱신거림이 콧기둥(비주)을 타고 순식간에 코끝 전체로 번져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염증으로 콧구멍 안쪽 점막이 부풀어 오른 사진>

저녁이 되자 코끝이 심장 박동에 맞춰 '쿵쾅- 쿵쾅-' 소리가 날 정도로 터질 듯이 박동 치며 붓기 시작했습니다.
만지기는커녕 스치기만 해도 비명이 나올 정도의 통증이었습니다.
다음날 급한대로 가까운 내과에 가서 진료를 보았고 염증인거 같다하여 항생제와 진통제를 처방받았고 복용했지만 ….
불과 2틀만에 아름답던 코는 시뻘겋게 팽창해 괴물처럼 변해버렸습니다.
<염증으로 콧구멍을타고 코끝까지 번져 올라간 사진>

바로 수술했던 병원에 연락했고 담날 첫기차를 타고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병원에 도착해서 세수를 하고 수술대에 눕기 바로직전 끔찍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피부 속 압력을 견디지 못한 코안 피부 틈새로 누런 피고름이 왈칵 터져 나온 것입니다.
사시나무 떨듯 온몸을 떨며 곧바로 수술대에 누워고 원장님께서도 코 상태를 보시더니 일초의 지체도 없이 응급 수술 준비를 지시하셨습니다.
"염증이 코끝 내부 전체로 번졌습니다. 당장 코를 다시 열고 안쪽을 전부 씻어내야 합니다."
이미 9번이나 칼을 댔던 코를 또다시 수술대 위에서 그것도 비주 흉도 심한데 또 열어야하다니…비주절개 없이 콧구멍으로 세척을 간곡히 부탁드렸고 세척은 다행이 콧구멍으로 할 수 있었습니다. 이것이 저의 10번째 수술이였습니다.
국소마취의 뻐근한 통증 속에서, 의사 선생님은 코 내부를 가득 채운 고름 덩어리를 긁어내고 소독약과 식염수를 연신 쏟아부으며 대대적인 '긴급 세척 수술'을 진행했습니다.
수술 후 며칠 동안 항생제 주사와 소독을 쏟아부으며 사투를 벌인 끝에 천만다행으로 급성 염증 자체는 가라앉았습니다.
하지만 진짜 비극은 염증이 가라앉고 붓기가 빠지면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세균이 뿜어낸 독소와 급성 화농 반응은 제 코 안쪽을 완전히 초토화시켰습니다.
5개월 동안 피가 통하며 애써 제 살처럼 생착되어 가던 자가진피가 염증에 녹아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청천벽력인데, 염증은 이식된 진피뿐만 아니라 제 본래 살점과 남아있던 코끝 연골까지 갉아먹고 녹여버렸습니다.
붓기가 완전히 빠지고 마주한 거울 속 제 코는…
마치 예리한 칼로 코끝을 뭉텅 잘라낸 사람처럼 푹 꺼지고 함몰된 기형적인 코가 되어 있었습니다.
5개월간 공들여 채워두었던 동글통통한 코끝 볼륨이 100% 소실
연골과 살이 녹아내려 코끝 정중앙이 푹 꺼지며 비정상적인 단차 형성
얇아진 피부가 안쪽 흉터에 달라붙어 손가락으로 만지면 휑한 빈 공간이 느껴짐
10년의 방황 끝에 겨우 잡았던 희망이, 단 하루 만에 물거품이 되었습니다.
"어떻게 찾은 내 코인데… 어떻게 만든 내 얼굴인데…"
<염증 치료 후 코끝 연골과 진피가 녹아내려 뭉텅 잘려 나간 듯 함몰된 코 사진>

나중에 실장님과 애기중 아마 면봉의 문제가 아니라 3차수술(진피를 조절후 다시 이식) 때 균이 들어갔는데 그게 컨디션에 따라 나중에 염증을 일으킨거 같다 말씀하셨습니다.
또다른 이빈인후과성형외과 의사는 코에 흉살이 문제가 되어 염증을 일으킨거같다고도 말씀하셨습니다…
암튼…..
코안은 꼭 멸균 생리식염수로 부드럽게 세척하거나 멸균 면봉으로 조심스럽게 닦아내야 합니다. 절대 멸균되지않은 일반면봉 쓰지않기.
또다시 시작된 1년의 지옥
잘려 나간 코끝을 안고 거울조차 보지 못하는 지옥 같은 나날이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한 번 급성 염증을 겪은 코는 조직이 스스로를 복구하고 흉살이 부드러워질 때까지 최소 6개월에서 1년 동안은 어떤 성형외과 의사도 손을 댈 수 없습니다.
마스크로 뭉텅 잘려 나간 코를 꽁꽁 싸맨 채, 1년을 눈물로 버텼습니다.
다행히 원장님께서는 "우리가 끝까지 책임지겠다"며 재수술을 약속해 주셨습니다.
그렇게 1년 뒤, 저는 반대쪽 엉덩이 진피를 떼어 잘려 나간 코끝을 다시 복원하기 위한 11번째 수술대에 오르게 됩니다.
하지만 그 수술에서 원장님과 '콧대끝 연골를 깎는 문제'로 부딪히게 되고, 그것이 또 다른 거대한 실패를 낳을 줄은 그때는 알지 못했습니다.
[다음 편 예고]
잘려 나간 코끝을 복원하기 위해 감행한 1년 뒤의 재수술.
반대쪽 엉덩이 진피를 채취하고 원장님의 권유로 콧대 끝을 깎아냈지만,
'진피의 과흡수로 콧대 끝이 주저앉고 심각한 매부리코가 되어버린 대실패의 전말'
<코수술 12번진행중 & 재건 여정 함께 읽는 글>
1탄 : https://tory12.tistory.com/29 뾰족한늑연골과 하얀연골비침
2탄 : https://tory12.tistory.com/30 연골비침,코패임
3탄 : https://tory12.tistory.com/31 코패임에 자가지방이식
4탄 : https://tory12.tistory.com/32 기증늑연골부작용,짝짝이 콧구멍
5탄 : https://tory12.tistory.com/33 코재건 성형외과 고르는 기준
6탄 : https://tory12.tistory.com/35 아옵번째코수술 자가진피이식
7탄 : https://tory12.tistory.com/36 미간진피조절,코끝에 하얗게 튀어나온 흉살
8탄 : https://tory12.tistory.com/37 자가진피수술후 급성염증과 녹아내린 코끝
9탄 : https://tory12.tistory.com/38 자가진피 재수술의 대실패 콧대끝주저앉음,메부리코가 된 이야기
10탄 : https://tory12.tistory.com/39 진피주사 후 결절 오렌지껍질 피부와 바늘자국 흉살
11탄 : https://tory12.tistory.com/40 비주 절개선 흉터, 혈관레이저
12탄 : https://tory12.tistory.com/41 12탄 콧대끝를 왜 깎았을까… 극심한 자책과 우울증 속에서 나를 살려낸 글
13탄 : https://tory12.tistory.com/42 비개방 콧대끝 자가진피 재건 (비개방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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